드론 배송과 자율주행 배달 차량이 점점 늘어나면서 교통법상 어디에 속하는지가 중요한 논쟁이 되고 있습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법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여러 혼란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음식 배달 드론과 자율주행 자동차가 교통법상 어떤 위치에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알아보겠습니다.
1. 하늘을 나는 드론, 도로 위 자동차와는 다른 존재입니다
최근 배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가 바로 드론 배송입니다. 하늘을 날아 목적지까지 빠르게 이동하니 교통체증을 피하고, 인력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 카페가 시범적으로 드론 배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보면 이 드론은 자동차도, 오토바이도 아닙니다. 현행 교통법은 도로를 이용하는 이동수단을 중심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하늘을 나는 드론은 그 범주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대신 항공안전법이라는 별도의 법률에 따라 관리되고 있습니다. 드론은 항공기의 일종으로 분류되어, 일정한 무게 이상이거나 상업용으로 이용될 경우 반드시 등록해야 하며, 조종 자격을 갖춘 사람만이 운행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드론이 도심이나 주택가 상공을 비행하면서 생길 수 있는 사고입니다. 예를 들어 배달 드론이 추락해서 사람이나 차량을 다치게 했다면, 과연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요? 드론을 만든 제조사일까요, 아니면 배달 서비스를 운영한 업체일까요? 현행법에서는 이 부분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피해자 입장에서 보상이 지연되거나 책임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드론 전용 항로, 비행 허가제, 운영자 보험 가입 의무화 등의 제도를 점차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은 복잡합니다. 하늘 위를 나는 배달 드론이 자동차처럼 번호판을 달 수도 없고, 사고 위치를 즉시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는 드론 전용 교통체계나 별도의 관리 법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2. 자율주행 배달차량, 운전자가 없는 자동차의 법적 공백
음식 배달에 활용되는 또 다른 기술이 자율주행 자동차입니다. 이미 일부 도심에서는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배달차가 골목을 오가며 음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아주 편리해 보이지만, 사고가 났을 때의 책임 문제는 여전히 복잡합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자동차의 모든 행위는 운전자를 기준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자율주행차는 말 그대로 운전자가 없습니다. 따라서 교통법 위반이나 사고 발생 시 ‘누가 운전자냐’를 두고 해석이 갈립니다. 제조사, 소프트웨어 개발자, 차량 소유자 등 여러 주체가 얽히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배달차가 신호를 위반해 보행자를 다치게 했다면, 소유자는 “나는 조작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고, 개발사는 “프로그램상 오류가 아니다”라고 반박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피해자는 누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까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자율주행차에 대해 **‘운전자 개념의 재정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즉, 사람이 아닌 시스템 자체를 운전자로 인정하거나, 사고가 발생하면 우선 제조사와 운영자가 공동으로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자율주행차의 보험 제도도 새로 도입되고 있습니다. 기존 자동차보험은 사람이 운전할 때의 위험을 기준으로 만들어졌지만, 자율주행은 기술적 결함에 따른 사고가 많기 때문에 별도의 보험체계가 필요합니다. 앞으로는 기술검증 절차와 책임 기준이 더 세밀하게 구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3. 드론과 자율주행차, 새로운 교통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제 드론과 자율주행차는 단순한 실험 단계를 넘어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도로와 하늘을 함께 이용하면서 교통체계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드론이 건물 옥상으로 배달을 하려면 하늘과 건축물, 그리고 도로공간까지 모두 연관됩니다. 이처럼 영역이 겹치면서 기존의 교통법만으로는 사고나 분쟁을 완벽히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학계와 정부는 **‘통합 모빌리티 법체계’**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는 하늘, 지상, 바다를 포함한 모든 이동수단을 하나의 체계로 관리하는 법적 틀입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고, 책임 기준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배달 서비스 운영자는 반드시 안전인증과 보험을 갖추도록 하고, 이용자에게 피해가 생겼을 때는 국가가 일정 부분 보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이런 제도적 정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실제로 드론이나 자율주행차가 우리 생활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교통안전과 사생활 침해, 소음 문제 등 새로운 사회적 갈등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의 편리함이 안전을 위협해서는 안 되며, 법은 그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기술이 사람의 안전과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춘 논의가 활발해질 것입니다. 배달 드론과 자율주행 차량은 이미 현실이 되었고, 이제 남은 과제는 그에 맞는 교통법과 책임 제도를 정비하는 일입니다.
이처럼 드론과 자율주행차의 교통법 적용 문제는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안전과 책임, 그리고 법의 진화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이 변화가 어떻게 자리 잡을지,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