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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모델의 에너지 소비와 환경 부담: 혁신 뒤에 숨겨진 그림자

by 우주은하달 2025. 7. 22.

AI 모델의 에너지 소비와 환경 부담: 혁신 뒤에 숨겨진 그림자
AI 모델의 에너지 소비와 환경 부담: 혁신 뒤에 숨겨진 그림자

AI는 똑똑하지만, 전기 먹는 하마다

요즘 어디서든 “AI가 해준다”, “챗GPT에 물어봤다”는 말을 흔히 듣게 된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AI 어시스턴트부터, 기업에서 사용하는 업무 자동화 시스템까지,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하지만 그 편리함 뒤에 어떤 대가가 있는지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 중 하나가 AI의 에너지 소비다.

생성형 AI 모델은 단순한 계산기와는 다르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수많은 매개변수를 기반으로 학습한다. 예를 들어, GPT-4 같은 초거대 AI 모델은 수천억 개의 파라미터를 학습하는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전력이 소모된다. 단순한 테스트만 하더라도 수천 개의 GPU가 동시에 작동하고, 이들이 쿨링되는 데 또 별도의 에너지가 들어간다.

2023년에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GPT-3를 한 번 학습시키는 데 드는 전력량이 약 1,300MWh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한 가정이 약 12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여기에 모델을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의 냉각 비용까지 포함하면, 단지 ‘한 번’ 학습에 들어가는 자원 소비가 결코 작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혁신은 분명하지만,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는 물음표가 따라붙는 이유다.

데이터센터, 기후 변화의 조용한 주범?

AI가 활발하게 쓰이려면 이를 뒷받침하는 ‘서버 인프라’가 필요하다. 바로 데이터센터다. 전 세계적으로 AI 수요가 폭발하면서, 거대한 데이터센터들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문제는 이 데이터센터들이 어마어마한 전력을 소비하고, 그 과정에서 상당량의 탄소를 배출한다는 점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물론 친환경 에너지를 도입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여전히 많은 데이터센터가 석탄이나 천연가스 기반 전력에 의존하고 있고, 특히 신흥국이나 전력 인프라가 약한 지역에서는 전력 공급을 위해 기존 화석 연료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또한 데이터센터는 냉각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물 소비도 많다. 2023년 기준으로, 한 데이터센터가 연간 사용하는 물의 양이 평균 5천만 리터를 넘는다고 한다. 이쯤 되면, AI 기술은 환경오염과 무관한 ‘클린한 기술’이라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기후위기 시대에는 새로운 부담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문제는 AI 서비스의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뿐 아니라 개인들도 하루에도 수십 번씩 AI를 호출하는 시대다. 그만큼 데이터센터의 부하도 늘고, 이에 따른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도 증가한다.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해,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친환경 시스템의 확장은 아직 더딘 상황이다.

기술의 진보와 환경의 균형, 그 해답은?

그렇다면 AI의 발전을 멈춰야 하는 걸까? 당연히 아니다. AI는 이미 교육, 의료, 금융 등 수많은 분야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이 기술을 더 친환경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에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AI 업계에서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가장 먼저 시도되는 것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모델’ 개발이다. 기존의 초거대 AI는 무작정 크기와 성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뒀다면, 최근에는 파라미터 수를 줄이면서도 효율적인 연산이 가능한 구조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예를 들어, 일부 모델은 기존 대비 연산량을 90%까지 줄이면서도 정확도는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다.

또한 탄소 배출량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어떤 AI 학습 모델이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어떤 방식으로 전력을 공급받았는지를 외부에 공개함으로써 기업의 책임감을 높이고 있다. 사용자가 AI 기술을 사용할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할 수 있게 하려는 움직임인 셈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소비자와 사용자 모두가 이런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지속 가능한 기술 사용’을 고민하는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AI가 아무리 똑똑해도, 그것을 설계하고 사용하는 건 결국 사람이다. 우리가 책임 있는 사용자가 될 때, 기술은 단지 빠르고 편리한 도구가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